독일이 ‘소시지의 나라’에서 ‘채식의 나라’로?… 세계 각국의 식생활이 바뀌는 이유는?
전선규 (3q21@donga.com) 기자
2023-06-19 13:25:23
지난 20년 동안 독일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곰 모양 햄 ‘바첸버스트(곰 소시지)’를 만들던 공장이 최근 문을 닫았다. 블룸버그통신 홈페이지 캡처
‘의식주’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3가지 요소를 의미해요. 입을 옷과 먹을 음식 그리고 자거나 쉴 수 있는 집을 이르는 말이지요.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 같지만 식생활은 인간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요.
그런데 최근 세계 각국의 식문화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요. 이젠 ‘∼의 나라’라는 수식어도 옛말이 되고 있다는데….
소시지 대신 채소 주세요!
독일에선 ‘소시지의 나라’라는 수식어가 옛말이 됐다. BBC 홈페이지 캡처
‘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인 소시지는 식탁 위 인기 반찬이지요. ‘소시지의 나라’ 독일에는 지역별로 1500가지가 넘는 소시지가 있다는 사실! 겨울이 길고 땅이 척박해 농사가 어려운 독일에선 오래전부터 돼지가 중요한 식량이었어요. 독일인들은 주요 부위 이외에도 남은 돼지고기를 허투루 버리는 법 없이 소시지나 햄 등으로 만들어 먹어왔어요. 자연스럽게 소시지는 독일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지요.
그런데 최근 독일에서 소시지의 주재료인 돼지고기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요.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통신은 독일인들의 소시지 사랑이 시들면서 독일 내 돼지고기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어요. 2007년에는 연간 40㎏에 달하던 독일인들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지난해 29㎏까지 감소했지요.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던 독일인들의 입맛이 변한 이유는 ‘채식’ 열풍 때문! 독일 농업부는 육식을 피하고 식물성 음식만 먹는 ‘플렉시테리언’이 지난해 전 국민의 44%에 달했다고 밝혔어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이슬람교도)이 인구의 7%를 차지할 만큼 증가한 것도 한몫했어요. 게다가 지난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돼지고기 섭취를 자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해요. 이에 독일 소시지 제조업체에선 식물성 소시지를 개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어요.
‘미식의 나라’가 ‘정크 푸드 왕국’으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맥도널드 매장에 사람들이 붐비는 가운데 외부 테라스에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중국, 튀르키예와 함께 세계 3대 미식(좋은 음식을 먹음) 국가로 꼽히는 프랑스. 세계적인 농업 국가답게 프랑스에는 비옥한 땅에서 나는 다양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넘쳐요. 프랑스의 미식 문화는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에 등재되기도 했지요.
‘미식의 나라’ 프랑스가 ‘정크푸드(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같이 열량은 높은데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식품)의 왕국’으로 전락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어요. 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내 패스트푸드 매장 매출이 전년도인 2021년과 비교해 26%, 매장 수는 20년 전보다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음식에 대한 콧대가 높은 프랑스에선 패스트푸드를 수준 낮은 음식으로 인식하곤 했어요. 오죽하면 맥도날드의 입점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매장을 철거하거나 법적 투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현재 맥도날드는 프랑스 패스트푸드 매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올해 처음 매장을 연 패스트푸드 체인점 파파이스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안전 요원까지 필요할 정도지요.
패스트푸드를 찾는 프랑스인들이 늘어난 이유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때문이에요. 식료품 값과 함께 외식비가 크게 뛰자 사람들이 저렴한 패스트푸드를 찾는 것. 프랑스 유명 언론에서는 ‘20유로 이하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 등을 소개하고 빵만 팔던 빵집에서는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해 저렴한 점심을 찾는 식사 손님을 받기 시작했어요.
한편 이웃나라 영국에서도 급등하는 식품 물가에 고민이 깊어요.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마트에서 정크푸드의 복수 구매를 유도하는 ‘원 플러스 원’(1+1) 등의 행사를 금지하는 정책 시행을 연기한다”고 밝혔어요.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한 결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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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초판본 표지 그림 경매 올라… 예상가는 8억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서적의 첫 출판물)의 원본 표지 그림이 경매에 나와요.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1997년 출판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본 표지 그림이 오는 6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올 예정이에요. 예상 낙찰가는 60만 달러(약 8억2000만 원)로, 해리포터 관련 물품 경매가 가운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본 표지는 삽화가 토머스 테일러가 그린 수채화(물감을 물에 풀어서 그린 그림)예요. 주인공 해리포터가 마법 학교 호그와트로 처음 떠나기 위해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열차에 탑승하려는 모습이 담겼지요. 갈색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쓴 해리포터의 이마에는 그의 상징인 번개 모양 상처도 그려져 있어요. 당시 23세였던 테일러는 이틀 만에 이 그림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져요. 해당 표지는 지난 2001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 처음 등장했어요. 당시 예상가의 4배가 넘는 10만6000달러(약 1억4000만 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지요. 이후 23년 만에 다시 경매에 오른 것. 소더비 측은 “20년 이상 지난 이후에도 초판 표지 그림이 최초 경매가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해리포터 관련 품목 중 최고 가격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어요. 한편 현재까지 해리포터 관련 품목 중 경매 최고가는 2021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린 경매에서 42만1000달러(5억7000만 원)에 낙찰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미서명 초판본인 것으로 알려져요.
2024-05-06 11:49:42